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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트렌드 칼럼

김훈길 ETF칼럼 저변동 ETF의 실패에서 배우는 포트폴리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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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훈길 댓글 0건 작성일 20-06-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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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변동 ETF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낮은 변동성을 추구하는 ETF이다. 변동성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금융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리스크와 같은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해당 종목의 가격이 얼마나 강하게 등락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것이다. 변동성의 측정은 일정 기간 수익률의 표준편차, 또는 분산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똑같이 20%의 수익을 올린 A, B 두 종목이 있다해도 종목의 성격에 따라 이들의 변동성은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이 1년이란 기간 동안 A종목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B종목은 심한 등락을 보이면서 상승해왔다면 B종목의 변동성은 현저히 높게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시장을 분석할 때 수익률만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고 수익률과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한 위험조정수익률과 같은 지표가 널리 활용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덜 위험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금융시장의 격언이 있듯 변동성이 낮은 종목은 대체로 기대수익률도 낮은 경향이 있긴 하다. 수익률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찾은 종목이 바로 저변동 ETF인 것이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대표적 저변동 ETF로는 USMV, SPLV, SPHD, LGLV 등이 있다. 이들 종목들의 지난 해 변동성을 살펴보면 각각 9.5, 9.4, 11.3, 10.4로 나타난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 S&P 500지수의 변동성이 12.5였다는 점과 비교해 본다면 확실히 저변동 ETF들은 안정적인 변동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금년 들어 이들 저변동 ETF에 문제가 발생했다. 알다시피 금년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아마도 저변동 ETF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도해야 할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금년 6월 초까지 S&P 500지수의 변동성은 무려 46.5로 지난 해 대비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그런데 이럴 때 일수록 리스크를 제어했어야 할 변동성 ETF SPLV와 SPHD, LGLV의 금년 변동성은 각각 49.9, 53.5, 50.5로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보다 더 높게 상승했다. 안전을 위해서 굳이 변동성 ETF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버린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일단은 이번 코로나 사태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저변동성 종목이라하면 금융, 소비재, 유틸리티 업종 등이 언급된다. 금융이나 소비재, 유틸리티는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들이기 때문에 설령 경기가 하강해도 충격을 비교적 덜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주요국들이 일제히 락다운(도시봉쇄)에 들어가면서 온라인 소비가 급증했고 전통적인 백화점, 대형마트, 리테일 매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리면서 금융주 역시 이익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 전통의 저변동 섹터들이 이번만큼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 가지 더 살펴볼 것이 있다. 대형 저변동 ETF인 USMV의 경우는 금년 역시 변동성 43.6으로 타 변동성 ETF와는 달리 여전히 안정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USMV와 다른 ETF와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USMV가 편입종목들 사이의 상관계수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다른 3개의 변동성 ETF는 단순히 개별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을 골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단순한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USMV는 개별적으로 변동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담겼을 때 이들 종목들 사이의 상관계수 역시 낮게 형성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로직의 차이는 금년 보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는 사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이는 분산투자의 의미가 크게 없다. 어차피 비슷하게 움직이는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두 종목이 개별로 보면 저변동 종목인 것이 분명하나 두 종목을 묶어서 투자한다해도 개별 투자에 비해 변동성 측면에서 얻는 이득은 크게 없다. 반면 신한지주와 삼성전자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이들 종목 사이의 낮은 상관계수는 투자자에게 훌륭한 리스크 완화효과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것이 USMV가 가지는 특별한 강점인 것이다.
금년 저변동 ETF의 실패를 보면서 개인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기를 바란다.

작성자 소개

  • 김훈길kim.hq@etftrend.co.kr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한경비즈니스 선정 2019 베스트 애널리스트(글로벌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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