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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경제칼럼 코로나발 2차 환율전쟁 시작됐다... 한국 적정환율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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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익 댓글 1건 작성일 20-05-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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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잠재 능력 이하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해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하려 할 것이다. 뒤따라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 공급을 늘려 환율전쟁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마이너스(-) 4.8%로 발표되었다.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하는 2분기에는 마이너스 30% 안팎으로 1930년대 초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3월 14일에서 4월 25일 사이에 3,030만 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할 정도로 고용사정도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조 2,343억 달러의 재정지출을 늘리기로 했는데, 이는 2019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21조 4,277억 달러)의 10.4%, 2020년 예산(4조 7,000억 달러)의 47.5%에 해당한다.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는 마이너스 12%로 2009년(-10.1%)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1968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도 재정정책 못지않게 적극적이다.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금리를 1.75~2.00%에서 0.00~0.25%로 내렸다. 또한 3월 11일에서 4월 29일 사이에 연준의 자산이 2조 3,440억 달러 증가했는데, 그만큼 시장에 통화 공급이 늘어난 것이다.



미 정부, 재정 및 통화정책의 한계로 달러 약세 유도할 듯

이런 정책 효과로 미국 경제가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컨센서스(2020.5.2.)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3.9%에서 내년에는 3.6%로 올라갈 전망이다. 그러나 2분기 코로나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실제 GDP가 잠재 수준을 크게 밑돌 것이다.

미 의회 예산정책국이 추정한 잠재 GDP와 실제 GDP를 비교하면, 올해 2분기 GDP 갭률(실제와 잠재 GDP의 % 차이)은 마이너스 8.1%로 미국 GDP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1947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이다. 2021년에 경제가 컨센서스처럼 3.7% 성장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GDP 갭률은 마이너스 3%를 넘을 전망이다. 재정이나 통화정책으로 수요를 부양해도 공급 능력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2008~2017년 선진국 간 환율전쟁

미국 정부가 결국 해외 부문에서 수요 창출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8~2017년과 유사한 선진국 간 환율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연준은 2007년 3분기부터 금리를 내리고 통화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2008년 한 해 동안 본원통화를 2배 늘렸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다른 주요 선진국 통화 가치는 상승했다. 일본 엔화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올라갔다. 2007년 6월에 124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2011년 10월에는 76엔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에 엔화 가치가 39%나 오른 셈이다.

2009~12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 연속 마이너스일 정도로 일본 경제에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 가치 상승은 수입 물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 심화시켰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 2%’를 설정하고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2012~19년에 일본의 본원통화가 4.1배나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세계 경제사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이에 따라 2015년 5월에는 엔/달러 환율이 125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중앙은행이 환율전쟁에 가담한 셈이다. 이를 지켜보던 유럽중앙은행도 돈을 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유로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 수출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ECB도 통화전쟁에 가담하면서 돈을 풀기 시작했는데, 2015~17년 ECB의 본원통화가 1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74.0%), 미국(-2.1%)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늦게 통화 공급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11년 5월에 1.483이었던 달러/유로 환율이 2016년 12월에는 1.039달러로, 유로 가치가 30% 하락했다.



미국 연준이 2조 달러 찍어내면서 제2차 환율전쟁 시작

지난 3월 중순 이후 미국 연준이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보다 통화 공급을 상대적으로 더 늘리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미국의 본원통화가 43.0%(4월 한 달 전월비 26.2%)까지 증가했는데, 일본과 유로존의 경우에는 3월까지 각각 0.5%, 3.0% 늘어난데 그쳤다. 그 결과, 주요 선진국 통화를 대상으로 작성되는 달러지수가 3월 20일 102.82에서 4월 말에는 99.02로 3.7% 하락했다.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미국 연준만큼 돈을 풀지 않는 한, 달러 가치 하락 추세는 향후 몇 개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다시 대규모로 돈을 풀게 될 것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0년 예상되는 일본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4%로 2009년(-5.4%) 이후 가장 낮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다시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행이 또 다른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처방으로 통화 공급을 더 늘려 엔화 가치 상승을 방어하려 할 것이다.

유로존 경제는 일본보다 더 나쁘다. 올해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6%로 2009년(-4.5%)보다 더 낮을 뿐만 아니라, 1992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유로존 재정적자가 GDP 대비 6.9%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전 최고치인 2010년 6.3%를 넘는 수치이다. 그에 못지않게 통화 정책도 확장적으로 운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소비와 고정투자가가 각각 6.0%와 6.8%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가 침체에 빠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 공급 확대에 따른 유로 가치 상승을 방치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 시작된 환율전쟁이 2012년 일본에서 2015년 유로존으로 이어졌다. 지난 한 달 미국 연준이 2조 달러가 넘는 돈을 찍어내면서 제2차 환율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1차 환율전쟁에서 얻은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이번에는 더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다.



한국, 보다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적정환율 유지해야

올해 4월까지는 이들 선진국 통화에 대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원화 가치는 미 달러에 비해 4.2%(원 평균 기준) 떨어졌고, 유로나 엔에 비해서는 각각 1.9%와 5.4%씩 하락했다. 그러나 선진국 사이에 환율 전쟁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 여건에 관계없이 원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한미 본원통화 비율이 원/달러 환율에 9개월 정도 선행(상관계수 0.53)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으로 세계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지난 4월 우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나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16억 7800만 달러로 17.5%나 줄었다. 수출 감소세는 5월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의 환율전쟁에 따른 원화 가치의 상승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책 당국도 재정 및 통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올해 예상되는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2.5%)는 주요 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운용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만, 기준금리를 더 내리고 통화 공급도 확대하면서 적정 수준의 환율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림 1> 주요 중앙은행, 본원통화 공급 확대로 환율전쟁

(자료: 각국 중앙은행)


<그림 2> 한/미 본원통화 비율 감소, 원화 가치 상승 예상

(자료: 한국은행, 미 연준)

작성자 소개

  • 김영익solchan08@etftrend.co.kr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위험한미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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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갱님의 댓글

띠갱 작성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