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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트렌드 칼럼

김영익 경제칼럼 GDP 디플레이터 하락, 디플레이션 조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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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익 댓글 0건 작성일 19-12-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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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1. 최근 GDP 디플레이터가 4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GDP 디플레이터가 뭐며, 최근 얼마나 하락했는지요?

한마디로 ‘GDP 디플레이터는 한 나라 경제의 총체적 물가’라 보면 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입니다. 명목 GDP는 그 해의 가격에다 생산량을 곱한 것이고요, 실질 GDP는 일정 시점(현재 2015년)의 물가에 생산량을 곱한 것입니다. 그래서 명목 GDP 성장률은 실질 GDP 성장률과 물가(여기서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더한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GDP 디플레이터가 전년 동기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이 GDP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림 1> GDP 디플레이터 추이

(자료: 한국은행)



질문2. 우리보다 먼저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일본 상황을 설명해주시지요?

디플레이션이란 ‘물가 수준의 하락이 자기실현적 경로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즉, 상품 및 서비스 가격뿐만 아니라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 합니다. 일본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1994년 1분기 GDP 디플레이터를 100이라 했을 때, 이 지표가 2013년 2분기에는 83.9까지 떨어졌습니다. 10년 사이에 물가가 16%나 하락한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일본에서는 명목 GDP가 실질 GDP보다 훨씬 낮아졌습니다. 1998년 이후는 명목 GDP 수준 자체가 감소하면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했지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일입니다. (2013년 하반기 이후로는 GDP 디플레이터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일본 경제가 서서히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림 2> 일본의 디플레이션 전개 과정

(자료: Cabinet Office)



질문3.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지요?

그렇습니다. 올해 3분기 한국의 GDP 디플레이터가 2018년 3분기보다 1.6%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같은 기간에 실질 GDP는 2.0% 증가했는데, 명목 GDP는 0.4% 늘어나는데 그쳤지요. 아직 명목 GDP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디플레이션 초기 조짐이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 3>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조짐 나타나

(자료: 한국은행)



질문4. 디플레이션 시대에 주가는 어떻게 움직였나요?

대체로 주식 등 자산 가격은 명목 GDP 성장률만큼 오릅니다. 일본 경제가 본격적으로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1995~2013년에 명목 GDP 성장률은 연평균 0%였습니다. 이 시기에 주가(니케이225 기준) 상승률은 평균 1.3%였는데요, 이 차이가 주식투자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일 것입니다.

<그림 4> 일본의 명목 GDP와 주가

(자료: Bloomberg)



질문5. 디플레이션 시대에 금리는 왜 하락하며, 주가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금리에는 미래의 실질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즉, 명목 GDP 성장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명목 GDP가 정체되거나 감소하기 때문에 금리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때로는 마이너스 상태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도 현실 세계에서는 이론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주가 결정 이론에 따르면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는 오릅니다. 그러나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본의 금리와 주가 사이에는 정의 상관관계(0.62)가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금리가 올라야 주가도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 시대는 경기 혹은 기업 수익이 금리보다 주가 결정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이지요.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들어서면서 금리와 주가가 같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뒤 시차를 두고 물가가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이 왔습니다.

<그림 5> 일본의 금리와 주가 동행

(자료: Bloomberg)



질문6. 그와 유사한 현상이 한국의 증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2016년 1월에서 2019년 11월 사이 금리(국고채 3년 수익률)와 주가(KOSPI)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0.81로 매우 높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금리가 올라야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맞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증권시장이 다가올 디플레이션을 미리 예고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림 6> 2016년 이후 한국 금리와 주가도 동행

(자료: 한국거래소)



질문7.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을 요약해주신다면요.

GDP 디플레이터가 4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소비자물가 등 다른 물가지수가 오르고 집값 등 자산 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지금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 곳곳에서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우리가 경험했던 경제 현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GDP 디플레이터를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리멤버(2019.12.11)에 실린 것을 약간 수정한 것임

작성자 소개

  • 김영익solchan08@etftrend.co.kr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위험한미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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