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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경제칼럼 2020년 미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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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익칼럼 댓글 0건 작성일 19-12-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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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단체에서 ‘2020년 경제 전망’에 대한 자료가 나오고 있다. 내년 경제 전망에서 세계 경제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가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면, 글로벌 경제나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받는 영향은 더 클 것이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경기 저점으로 올해 12월까지 126개월 확장 국면을 이어왔는데, 이는 미국 경기순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주요 경제 변수들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컨퍼런스보드에서 작성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7월을 정점으로 10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산업 생산도 올해 들어 줄고 있다.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지난 9월에는 47.8까지 떨어져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었던 2009년 6월(46.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9~11월 4개월 연속 50 아래 머물고 있는데,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제조업체가 낙관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서비스업 지수는 아직 50을 넘고 있으나, 제조업 지수가 1개월 정도 선행해서 움직였던 것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서비스업 경기도 수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그림 1> 참조)

<그림 1> 미국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 경기 위축 진행

(자료: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지출 측면에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건설투자가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2분기 이후에는 설비투자와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만 증가하면서 경기 확장을 힘겹게 연장하고 있다. 그러나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7월을 정점으로 1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도 소비가 4.2%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가 2.1% 성장했지만, 경제성장률은 1분기 3.1%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경제지표로 판단해보면, 미국 경제가 조만간 수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연착륙(soft landing)이냐 경착륙(hard landing)이냐에 있다. 보통 연착륙이란 장기 추세선 이상으로 성장하던 경제 변수가 추세선에 접근한 후, 다시 이를 따르거나 그 위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는 달리 경착륙이란 추세선 위에 있던 경제 변수가 빠른 속도로 추세선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미국 GDP로 연착륙 혹은 경착륙 여부를 따져보자.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경착륙했다. 2008년 1분기부터 실제 GDP가 미 의회가 추정한 잠재 GDP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2009년 2분기에는 마이너스(-) 5.9%까지 추락했다. 이를 산출물 갭(output gap)률 혹은 GDP 갭률이라 하는데, 미국 경제가 그만큼 능력 이하로 성장한 것이다. 그 후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7년 4분기부터는 실제 GDP가 잠재 수준을 넘어섰고, 지난 1분기에는 GDP 갭률이 플러스(+) 0.9%(3분기는 0.8%)였다. 미국 경제가 능력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난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1.8%로 올해(2.3%)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필자가 하나의 통계 기법(호드릭-프레스콧 필터)으로 미국의 추세 GDP를 추정하고, 블룸버그 전망치를 적용해보면 내년 미국 GDP는 추세 GDP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보통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실제 성장률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것보다 더 낮아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MF, 한국은행 등 각종 기관이 국내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실제 데이터가 발표되면 뒤따라 낮추고 있다.) 내년 미국의 실제 경제 성장률이 현재 전망치보다 더 낮아지고,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그림 2> 참조)

<그림 2> 미국 GDP, 2020년에는 추세 이하로 하락 예상

(주: 추세는 호드릭-프레스콧 필터로 구한 것이며, 0선이 추세 GDP를 의미)
(자료: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이 없다. 특히 주가는 경기 확장 국면에서 경제 변수를 과대평가하고 수축 국면에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림 3>은 미국 주가지수(S&P 500)가 산업 생산, 소매판매, 비농업부문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를 얼마나 과소 혹은 과대평가하는가를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가는 경기를 지속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현재도 그 정도가 21%에 이르고 있다.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1969년 이후 7번의 경기 사이클에서 경기 정점 이후 주가는 평균 11개월에 걸쳐 23% 하락했다. 특히 2007년 12월 경기 정점 이후에는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17개월 동안 49%나 급락했다. 미국 가계는 지난 3월 말 현재 금융자산 중 34%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현재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 폭이 더 깊어질 수 있다.

<그림 3> 미국 주가 경기 과대평가 국면

(주: 주가지수(S&P 500)을 산업 생산, 소매판매, 고용으로 회귀분석 후 잔차를 구한 것임)

경기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미 정책당국은 다시 재정 및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것이다. 그러나 정책 여지나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GDP 대비 미연방정부가 2007년에 64%였으나 올해 2분기에는 103%로 올라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려 해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허용해줄 가능성이 낮다. 지난번 위기 때는 연방기준금리를 5.25%에서 0%까지 인하했다. 이번에는 2.50%에서 내리고 있고, 내년에는 경기 침체로 다시 0%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 폭도 크지 않고,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줄여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다. 정책이 경기 수축 정도를 줄일 수는 있으나, 방향은 전환시킬 수 없다.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경착륙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제나 금융시장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줄 것이다.

첫째, 세계 경제 침체 정도가 2009년보다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는 선진국 중심으로 마이너스(-) 0.4% 성장했다. 그러나 그다음 해 5.4% 성장하면서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수요를 부양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2010년 중국 경제가 10.6%나 성장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 경제가 더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또한 재정 및 통화 정책 운용 여지가 크지 않고,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계, 기업, 정부가 부실해졌기 때문에 위기 후 회복 속도도 더딜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미국 정책 금리가 다시 0%로 떨어지고 양적 완화를 통한 환율 전쟁이 재개될 전망이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기금금리를 0%로 인하하고 양적 완화를 통해 내수를 부양했다. 특히, Fed는 2008년 한해 본원통화를 2배 늘려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수출을 늘리려 했다. 그 뒤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이상으로 돈을 찍어내면서 환율 전쟁에 가담했다. 미국 경제가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여기다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의 한계로 트럼프 정부는 교역 상대국에 통상압력을 더 강화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전망이다. 올해 8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는데, 내년에는 일본과 한국 등도 그 대상일 수 있다. 국내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달러 가치 하락에 따라 원화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그림 4> 참조)

<그림 4> 미 달러 가치 하락(원 가치 상승) 예상

(주: 달러지수는 광의통화 기준)
(자료: 한국은행,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셋째, 경제 변수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미국 주가가 하락하면 다른 나라 주식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여기다가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국 주가마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전망이다. 2011년 이후 한국 주가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예를 들면 2010년에 국민연금 금융자산 중 6.2%였던 해외 주식 비중이 올해 8월 말에는 21.3%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마저 해외 주식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이다.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자에게 큰 기회를 주겠지만, 우선은 위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림 5> 한미 주가지수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Bloomberg)

(*) 이 글은 중앙일보(2019.12.10.)에 실린 것을 보완한 것임

작성자 소개

  • 김영익solchan08@etftrend.co.kr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위험한미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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