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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경제칼럼 글로벌 경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금값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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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익 댓글 0건 작성일 19-09-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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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금값 변동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지난 6월 이후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금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뒤에는 달러 가치 하락과 글로벌 유동성 증가 등이 있다.



금값 결정요인: 미 달러, 글로벌 유동성, 물가

1973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금값을 결정하는 미 달러지수(주요국 통화 기준), 글로벌 유동성(=M2/GDP), 세계 소비자물가지수로 회귀분석해보면, 미 달러지수가 1% 하락하면 금값은 1.2% 상승했다. 또한 글로벌 유동성이 1% 증가하면 금값은 1.6% 올라갔고, 소비자물가가 1% 상승하면 금값도 0.1% 상승했다. 달러지수와 글로벌 유동성은 통계적으로 유의도가 매우 높게 나왔다. 이외 중국 인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줄이고 금을 지속적으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표 1> 금값 결정요인 회귀분석

Log(금값) = 4.27-1.19*Log(미달러지수) + 1.55*Log(세계M2/GDP) + 0.09*Log(세계 CPI)

(0.01) (0.00) (0.00) (0.06)

( )는 유의수준, R**2=0.91


달러 가치 하락, 금값 상승

우선 금값에 영향을 주는 달러 가치는 조만간 미국 경제의 수축 국면 진입과 더불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이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17년 9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미국 경제를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하는‘골디락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연준이 금리를 내린 이유는 경제 각 부문에서 경기가 정점에 다가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단기 금리 차이의 역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년 수익률보다 낮아지기 시작했고, 올해 6월 이후에는 대표적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금리(3개월 국채 수익률) 이하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은 갈수록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06년 8월에서 2007년 5월 사이에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된 후 2007년 12월에 경기가 정점을 기록했는데, 그와 유사한 모습이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리 하락을 기대하면서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지난 7월에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가 분석해보면 주가(S&P 500)가 산업 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 비해 20% 정도 앞서가고 있다. 광의통화(M2)와 비교해보아도 주가는 19% 과대평가되었다. 1965년 이후 경기 순환과 주가의 관계를 보면, 주가 정점이 경기 정점에 2~11개월 선행했고, 경기 정점 이후 주가가 평균 11개월에 걸쳐 23%나 하락했다. 바로 직전 경기 정점은 2007년 12월이었고, 그 후 주가가 17개월에 걸쳐 49%나 폭락한 경험이 있었다. 미국 가계가 금융자산의 36%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소비 심리 위축을 통해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7%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올해 남은 3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한 2번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정책금리 인하는 다시 시장금리 하락을 초래해, 내년 상반기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16년에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인 1.36%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금리 하락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에는 정책금리를 5.25%에서 0%로 내렸는데, 이번에는 그만큼 내릴 여지가 없고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섰기 때문에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여지도 크지 않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대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하려 할 것이다. 최근 금값 상승은 달러 가치 하락을 선반영한 것이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시 금값은 한 단계 더 오를 전망이다.

<그림 1> 달러 가치 하락, 금값 상승?


(자료: Bloomberg, Federal Reserve Board)


미국 주도로 환율전쟁 전개 가능성 높아

8월 6일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과 교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다른 나라에도 같은 잣대를 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연준은 통화 공급을 늘리면서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본원통화를 한 해 동안 99%나 늘렸고, 그 전후에 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엔과 유로 가치가 상승했는데, 엔/달러 환율은 2007년 6월 말 123엔에서 2012년 1월에는 76엔으로 엔 가치가 38%나 올랐다. 이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심화시켰으며, 일본의 통화 증발을 유도했다. 201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본 본원통화가 318%나 늘었는데, 이 역시 최근 경제사에 찾아보기 힘들다. 그 후 엔 달러 환율이 2015년 한때는 123엔으로 복귀했다.

미국과 일본이 돈을 찍어내 경쟁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것을 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다. 독일인은 1923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다. ECB는 독일의 암묵적 동의하에 2015년 한 해 동안 본원통화 공급을 45%나 늘렸는데, 그렇지 않으면 유로 가치가 달러나 엔에 비해 상승하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과정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늘었다. 예를 들면 세계은행그룹에서 작성하는 세계 GDP 대비 M2 비율이 2008년과 2016년 사이에 19% 증가했다. 이는 실물 경제에 비해서 그만큼 돈이 더 공급되었다는 의미이다. 이 시기에 금값이 온스당 650달러에서 1772달러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은 2014년 10월부터 양적 축소를 단행했는데, 지난 7월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8월부터 양적 축소도 중단하기로 했다. 다시 미국 주도로 환율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는 금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림 2> 본원통화 증가를 통한 선진국의 환율전쟁


(자료: 각국 중앙은행)


글로벌 유동성 증가

금값 상승에 또 다른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물가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늘었으나, 2008년 이후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장기평균(1990~2007년 평균 9.95%)보다 낮은 4% 안팎에서 안정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다.”라고 했다. 통화 공급이 늘어나면 결국에는 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이후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대규모로 돈을 찍어냈는데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있다. 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에 9배였던 미국의 통화승수(=M2/본원통화)가 최근에는 4배 안팎으로 떨어졌고, 일본 통화승수도 같은 기간 11배서 3배로 급락했다. 한국의 통화승수 역시 2008년 3월에 27배에서 올해 6월에는 16배로 크게 떨어졌다. 돈이 도는 속도가 줄었기 때문에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가 약화된 것이다. 앞으로도 몇 년간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가가 금값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잠재 성장 능력 이상으로 성장하면 누적된 통화량이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 측면에서 보아도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림 3>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금값 상승

(자료: Bloomberg, 세계은행그룹)


인민은행, 외화보유액 중 금 비중 확대

이런 경제적 요인 외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중앙은행의 금 매수 확대가 금값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값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은 2001~18년 사이에 미국과의 무역에서 4조 7987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 중 일부로 중국은 미 국채를 사들였는데, 2012년 말에는 1조 2700억 달러(외국인 보유금액 중 22%)를 보유했다. 그러나 올해 5월 말에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1조 1102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에 인민은행의 금 보유는 올해 8월 현재 1927톤으로 2015년 3월보다 83%나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외화보유액 중 금 비중은 2.7%에 불과해, 유럽 주요 중앙은행들의 62~72%보다 훨씬 낮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중국은 미 국채 일부를 팔아 금을 살 가능성이 높다. 1조 달러면 현재 가격(온스당 1500달러)에서 약 18900톤의 금을 살 수 있는데, 이는 미국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8134톤의 2배를 넘는다.


<그림 4> 주요 중앙은행의 금보유액 비교

(자료: 세계금협회)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중 금 비중 늘려야

한국은행은 지난 7월 말 현재 4031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금은 48억 달러로 1.2%에 불과하다. 우리가 채권을 보유하면 이자를 받고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금을 얻는다. 금에는 이자도 배당금도 없다. 한국은행이 금 매입을 꺼리는 이유였다. 그러나 2011년 7월에서 2013년 2월 사이에 금값이 급등하자, 한국은행은 47억 달러 정도 금을 매입했다. 그 이후 금 보유량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행이 금 매입을 늘려야 할 시기이다. 개인들의 자산 구성에 있어서도 미 달러보다는 금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그림 5> 금값 급등 때 한국은행 금 매수

(자료: 한국은행)


(*) 이 자료는 중앙일보(2019.8.13.)에 실린 것을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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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익solchan08@etftrend.co.kr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위험한미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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