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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길 ETF칼럼 에너지 섹터 ETF의 험난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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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9-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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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섹터 ETF의 험난한 시대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금년 국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는 상당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 한해서 말하자면 펄펄 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다. 7월 말까지 S&P 500 지수가 기록한 18.9%의 수익률은 1997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에 해당한다. 섹터별로 살펴봐도 금융, 기술, 소비재, 부동산 등 주요 섹터들이 모두 20% 내외의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 와중에 유독 부진한 수익률에 머문 섹터가 있다. 바로 에너지 섹터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섹터 ETF인 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 (XLE)의 금년 수익률은 9.3%에 불과하다. 그나마 엑손모빌, 쉐브론 등 거대 기업이 거의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XLE는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에너지 섹터의 또 다른 대표적 ETF인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 (XOP)의 경우를 살펴보면 올해 수익률은 아예 -5.7%로 손실이 발생했다.


에너지 섹터의 부진

유독 올해 에너지 섹터 ETF들의 수익이 부진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답변하기가 다소 애매하다. 왜냐하면 에너지 섹터는 항상 부진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2014년 이후부터 에너지 섹터는 더 이상 상승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S&P 500지수의 누적수익률은 60%를 넘어섰지만 같은 기간 XOP의 수익률은 -29.2%, XOP는 무려 -63.5%이다.

에너지 섹터가 원래부터 이렇게 무기력한 섹터는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라 할 수 있다. 현재 S&P 500지수 내에서 에너지 섹터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로 11개 업종 중 8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2008년 상반기만 해도 에너지 섹터의 비중은 16%를 넘어서 최대 섹터의 자리를 놓고 IT 섹터와 경쟁할 정도였다. 현재 IT 섹터는 시가총액 비중이 더 증가해 21%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섹터와 극명한 대조를 보여준다.



셰일 혁명이 날려버린 석유고갈론

이미 짐작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에너지 섹터가 위축된 이유는 매우 명쾌하다. 바로 국제유가가 201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끝난 후 배럴 당 $90로 반등했던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한때 $30를 하회하기도 했고 현재는 $50 중반 대에 머물고 있다. 아마 다시는 과거와 같은 고유가 시대로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고유가 시대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다른 누구도 아닌 사우디의 빈 알 왈리드 왕자가 2016년에 했던 발언이다.

과거 사람들은 조만간 닥쳐올 석유 고갈을 걱정했었다. 사우디 등 주요 전통적 산유국들의 원유 매장량이 감소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석유고갈론이 근거 없는 걱정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우려를 한 번에 해소해버린 사건이 바로 셰일 혁명이다. 셰일 혁명은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이라는 두 개의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지하 2Km 이상 깊은 곳에 형성되어 있는 셰일층에서 직접 원유를 추출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셰일 혁명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원유 생산 방법을 찾아냈다는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새로운 원유 생산의 규모가 너무 거대하다. 예전에는 수 십 년 후 도래할 원유 고갈을 걱정했지만 셰일 혁명이 성공한 지금 시점에서 원유는 이제 사실상 무한자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에너지 고갈의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인류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고유가의 수혜 속에 해마다 높은 이익을 거두어왔던 에너지 산업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의 주가는 2014년 7월 사상 최고치인 $102에 도달한 이후 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 현재는 주당 $70에 불과해 미국 증시의 호황이 무색하다.

어려운 시기를 충분히 견뎌온 만큼 앞으로는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앞으로도 에너지 섹터의 전망을 희망적으로 볼만한 근거는 없다.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산업이 향후 수 십 년 동안 급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차 전지 시장의 급성장을 유발하겠지만 반대로 전통 에너지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금년 7월까지 미국 ETF 시장에서 S&P 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섹터 중 가장 많은 자산 유출이 에너지 섹터에서 발생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 섹터는 지금까지도 위축되어 왔지만 앞으로도 역시 부정적 여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은 판단하는 것이다.


자산 가격은 위아래 등락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과도하게 상승하면 반락하고 지나치게 하락하면 반등하면서 적정가격을 찾아가는 원리인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자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특정 평균 가격에 수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장 자체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자산이 있고 반대로 위축되어가는 자산이 존재한다. 현재 에너지 섹터 ETF들이 타 ETF들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매수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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