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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경제칼럼]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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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TF Trender 댓글 0건 작성일 19-05-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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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검토해야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메이크잇 고문, 서강대 김영익 교수 프로필 01-2.png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서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무엇 때문에 인상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거시경제 여건 특히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지난 1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비 0.3% 줄었다. 미국식 연율로 따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4%였다. 미국 경제성장률 3.2%보다 훨씬 낮았고, 심지어는 유로존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출 측면에서 GDP를 보면 설비 및 건설 투자가 절벽처럼 떨어졌고, 수출도 장기 추세에서 큰 폭으로 하향 이탈했다. 이에 따라 GDP 순환변동치도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수요 부족으로 실제 GDP가 잠재 GDP 밑으로 떨어졌다는 의미이다.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98.5로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로 확산되었던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화정책 목표치 크게 밑돌아

 

그래서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고 물가상승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들어 4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에 그쳐,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목표로 내세운 2%를 훨씬 밑돌고 있다. 실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하회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3~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2.5~3.5% 설정했으나, 실제 물가 상승률은 평균 1.1%였다. 2016년 이후로는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으나, 역시 지난 3년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1.5%로 목표치 아래였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행동하는 용기>라는 저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주 낮은 것은 아주 높은 것만큼이나 경제에 해로울 수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에 빠져나오기는 매우 힘들어서, 단기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더라도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라고 했다. 

 

 

 

부채에 의한 성장 한계 직면

 

한국 경제가 현재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은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2분기부터 경기가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 총재가 같은 자리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1%일 만큼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성이 높고, 구조조정이나 체질 개선 노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구조조정은 정부에 맡기고, 한국은행은 수요 측면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깊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지난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에 비해 0.1%에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더 이상 추락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1,530조 원에 이르는 가계 부채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30%를 넘는 상황을 고려하면 가계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 여기다가 집값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심리는 더 위축될 것이다. 

 

투자 전망도 밝지 않다. 건설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1년 30%를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15%까지 떨어졌는데, 다른 나라(미국과 일본 3%)와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이 ‘확장 사회’에서 ‘수축 사회’로 가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설비투자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주요 산업이 수요 부족으로 초과공급 상태에 있고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체제 불확실성’도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실질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였을 만큼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런데 향후 2~3년 정도를 내다보면 수출환경은 어둡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 정책 당국이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세계경제가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등 선진국 정부가 부실해졌고, 중국을 포함한 일부 신흥국의 기업 부채는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한국은 가계 부실 정도가 심해졌다. 부채에 의해 성장했고, 그에 따른 진통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 디플레이션 압력 높아질 것 

 

이런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실제 GDP가 잠재 수준보다 낮은 성장을 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은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시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버냉키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했던 나라에서 가장 더디게 발전하는 국가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는 한국은행의 우수한 인재들이 현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분위기를 한국은행 총채가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일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올해 10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벌써부터 그만한 후보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주요 해외 언론에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같이 ‘행동하는 용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서도 그런 용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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