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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칼럼

김훈길 ETF칼럼 물가연동채 ETF가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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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훈길 작성일 20-11-0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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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연동채 ETF가 상승한다



채권투자는 깊이 알면 알수록 복잡하다. 채권가격이 변동하는 프로세스에는 기간구조, 신용등급, 거시환경, 통화정책이 모두 밀접하게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또 한없이 간단할 수도 있다. 바로 채권가격과 금리가 반비례 관계라는 것만 이해하면 된다. 즉,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내가 보유한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이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악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채권 중에서 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특이한 구조의 채권이 하나 있다. 바로 물가연동채이다. 알다시피 시장금리는 대체로 물가와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 물론 이 역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금리는 상승하는데 물가는 제자리 걸음인 경우도 있고 반대로 금리는 머물러 있는데 물가만 상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다소 예외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고려할 필요가 없고 일반적으로는 금리상승은 물가상승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물가가 상승해(즉, 금리가 상승해) 채권보유자에게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때 상승한 물가만큼을 채권가격에 보전해주는 상품이 존재한다면 채권보유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상품이 바로 물가연동채이다.

물가연동채는 1997년 1월 29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행되었다. 당시 1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물가연동 채권을 발행했는데 발행 당시에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일단 물가와 연동한다는 구조 자체가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했고 또 만기수익률이 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발행된 일반적 10년물 채권의 만기수익률이 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당연히 매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아무튼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가연동채는 시장에 잘 안착해왔다고 볼 수 있다.

금년 하반기 들어 글로벌 ETF시장에서 이 물가연동채 ETF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현재 미국증시에 상장된 16개 물가연동채 ETF의 총 운용규모는 모두 560억 달러이며 금년 이들 ETF에 모두 88억 달러의 자산이 순유입되었다. 운용규모 대비 자산순유입액 비율은 약 15.7%이다. 같은 기간 ETF시장 전체에 대한 자산순유입 비율 8.8%의 두배에 가까운 규모이다. 무엇이 투자자들을 물가연동채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당연히 향후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기때문이다. 금년 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급락했던 미국의 물가지표는 여름을 거치며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내년 경기반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결정되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내년 초 집행될 것이다. 연준 역시 자산매입을 멈추지 않고 있어 시중 유동성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모든 여건이 물가상승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증시의 대표적 물가연동 ETF인 TIP(iShares TIPS Bond ETF)을 살펴보자. 블랙락에서 운용하는 TIP은 2003년에 상장된 ETF로 최대 규모의 물가연동채 ETF이다. TIP은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던 금년 3월 한때 1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지난 4월 이후에는 일반적인 채권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유사한 듀레이션의 일반 국채 ETF IEF(iShares 7-10 Year Treasury Bond ETF)와 비교해보면 둘의 차이가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일단 금년 들어 3월말까지 IEF의 수익률은 10.2%에 달했다. 앞서 말했듯 코로나 영향으로 금리가 하락했고 금리하락은 채권형 ETF에 호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연동채 ETF인 TIP은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지표 또한 급락하며 같은 기간 수익률은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된 4월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4월 이후 최근까지 7개월 동안 IEF의 수익률이 -1.2%로 소폭 하락한데 반해 TIP의 경우는 6.2%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유입 역시 4월 이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중요한 점은 지금의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시작되고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금리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가연동채를 선택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대표적 물가연동채 ETF로는 위에서 말한 TIP 외에 SCHP(Schwab U.S. TIPS ETF), VTIP(Vanguard Short-Term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ETF), LTPZ(PIMCO 15+ Year US TIPS Index ETF) 등이 있다. 이 중 SCHP는 TIP과 마찬가지로 중기채에 투자하는 ETF이고 VTIP는 단기채, LTPZ는 장기채 ETF이다. 당연히 단기채보다 장기채가 더 변동성이 크고 물가연동채의 경우도 LTPZ가 VTIP 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신 리스크도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금년 현재까지 누적수익률은 TIP과 SCHP 각각 8.65%, 8.62%로 비슷하고 VTIP는 3.38%, LTPZ는 21.34%이다. 향후 금리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면 LTPZ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TIP이나 SCHP가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작성자 소개

  • 김훈길etf_khk@etftrend.co.kr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 한경비즈니스 선정 2019 베스트 애널리스트(글로벌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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